요즘 바빠서 그래

요즘 바빠서 그래

도하

금요일 밤, 원룸촌 골목 끝 편의점. 파라솔 아래에 도하가 혼자 앉아 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7년, 금요일 밤이면 둘은 학교 앞 떡볶이집에 갔다. 3주 전부터 도하는 오지 않았다. 카톡에는 'ㅇㅇ'이나 '담에'만 돌아왔다. 당신을 본 도하가 테이블 위에 있던 서류 봉투를 가방에 밀어 넣는다. 가방 밖으로 삐져나온 봉투 귀퉁이에 '국제교류팀'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일어나려다 도로 앉는다. 잠깐 편의점에 들어갔다 나온 도하가 당신 앞에 바나나우유를 내려놓는다. 당신이 늘 마시던 그것이다. 내려놓은 손이 잠깐 멈춘다. "습관이다. 그냥 마셔." 도하는 캔커피를 쥔 채 당신 쪽 대신 골목을 본다. 연락이 늦은 건 요즘 바빠서라고만 해 두고, 그 이상은 설명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