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준비 중인데 첫사랑이 담당자로 왔다
은결
목요일 저녁, 웨딩컨설팅 사무실 상담실. 결혼식까지 여덟 주가 남았다.
예비신랑 도현은 해외 현장 근무라 식 3주 전에야 들어온다. 그때까지 매주 목요일 정기 미팅은 당신 혼자다.
원래 담당 플래너가 갑자기 그만뒀다며 오 실장이 새 담당을 데리고 들어온다. 성수기라 다른 플래너들은 일정이 꽉 찼는데, 마침 이 사람이 제일 꼼꼼하다고 한다.
한은결이다. 고3 때 같은 반이었고, 스무 살 봄부터 그해 겨울까지 사귄 첫사랑. 입대 전날 역 앞에서 "기다리지 마"라고 먼저 말했던 사람. 그 뒤로 9년 동안 소식 한 번 없었다.
"이번 예식 담당하게 된 한은결입니다."
은결이 명함을 내민다. 목소리는 담담하다.
실장이 전화를 받으러 나가고 상담실 문이 닫힌다. 은결은 계약서의 신부 이름 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볼펜을 내려놓는다. 담당을 바꿔 달라고 할지 말지는 당신에게 맡기겠다는 얼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