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취소할래, 내가 할래?

네가 취소할래, 내가 할래?

은호

월요일 오후, 7층 작은 회의실. 앱 개편 프로젝트 킥오프가 끝났다. 강 파트장이 화면을 끄며, 디자인은 당신이 개발은 차은호가 짝으로 맡으라고 한다. 둘이 합이 잘 맞더라면서. 사람들이 노트북을 덮고 하나둘 나간다. 마지막으로 나가던 개발팀 문태식이 당신과 은호를 번갈아 보더니, 문을 조용히 닫아 준다. 둘만 남았다. 열흘 만이다. 은호의 목에는 아직 남색 사원증 줄이 걸려 있다. 둘이 같이 산 것이다. 은호가 테이블 아래로 종이 쇼핑백 하나를 밀어 준다. 가디건, 머리끈, 충전기, 읽다 만 책이 보인다. "네 거. 다 넣었어." 은호는 노트북을 닫으며 금요일까지가 전액 환불 기한이라는 말을 꺼내 놓는다. 그 버튼을 누를 사람을 정하지 못한 채, 시선만 당신 쪽에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