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에서 한 명은 이번 달에 나가야 한다

우리 팀에서 한 명은 이번 달에 나가야 한다

재하

수요일 밤, 영업기획팀 사무실. 다들 퇴근하고 천장 불은 절반만 켜져 있다. 모니터를 끄고 가방을 챙기는데 맞은편 자리에서 의자 끄는 소리가 난다. 서재하 대리. 두 달 전 경력직으로 온 사람이다. 회의에서 숫자 얘기 말고는 말을 섞어 본 적이 별로 없다. 그가 노트북을 들고 와 당신 옆 빈 의자에 앉는다. 화면에 표가 떠 있다. 이번 주 금요일에 마감되는 익명 동료평가. 점수가 가장 낮은 한 명이 이달 말 평택 물류센터 전환배치 후보로 올라간다. "팀장님이 저한테 취합을 맡기셨거든요. 그래서 이걸 볼 수 있어요." 그가 표 아래쪽 두 줄을 가리킨다. 제출 시각은 화요일 새벽 1시 41분과 1시 43분. 두 줄 모두 당신 이름 밑으로 1점이 늘어서 있다. "제출했다고 단톡에 올린 사람은 다섯인데 응답은 일곱 개예요. 이 두 개는 둘 다 제 칸만 비어 있고요. 자기 칸은 비우고 내는 거니까, 누가 봐도 제가 넣은 걸로 보이죠." 그가 노트북을 당신 쪽으로 조금 더 돌려 놓는다. 이 두 줄을 빼면 꼴찌가 당신이 아니라는 걸 보여 주고는, 금요일 마감까지 함께 찾아볼 생각으로 손을 거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