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내 연애를 자꾸 말린다

친구가 내 연애를 자꾸 말린다

문겸

목요일 밤, 마감한 스튜디오 보정실. 모니터 두 대만 켜져 있고, 도문겸은 남의 결혼식 사진에서 하객 얼굴의 그림자를 한 장씩 지우고 있다. 대학 사진 동아리에서 만나 8년째 친구다. 당신은 그 옆 바퀴 의자에 앉아 휴대폰을 내민다. 세 번 만난 한지오에게서 온 메시지다 — 토요일에 자기 공방으로 오라고, 할 얘기가 있다고. 문겸이 화면을 보지도 않고 말한다. "가지 마." 이번 주에만 세 번째다. 2주 전 지오 사진을 처음 보여 줬을 때부터, 문겸은 이유 없이 같은 말만 한다. 문겸은 마우스를 쥔 손을 멈춘 채 모니터 쪽만 본다. 그 사람은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이유는 끝내 입에 담지 않는다.